맥그린치 신부 선종, 추모물결..."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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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린치 신부 선종, 추모물결..."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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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제주위해 헌신하다 타계...27일 장례미사
문 대통령 비롯 정치권 애도 메시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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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그린치 신부. ⓒ헤드라인제주

한 평생을 제주를 위해 바치다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지난 23일 향년 91세의 일기로 선종하자 각계에서 추모물결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조전을 통해 "파란 눈의 아일랜드 신부님은 그렇게 제주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며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하느님의 사랑과 평안을 깊이 새겨주셨다"면서 "고맙다. 사랑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은 4.3사건과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제주도에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오셨다"면서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해 제주의 가난을 떨쳐내고자 하셨고 병원, 요양원, 유치원 등 복지시설과 신용협동조합을 세워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맥그린치 임피제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기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26세 때 제주 땅에 첫 발을 디딘 아일랜드 신부님은 그토록 사랑하는 제주에서 90세에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는 제주사람들이 목축으로 자립하도록 어깨를 다독이고, 광활한 황무지를 푸른 초원으로 바꾸신 우리들의 임피제 신부님. '푸른 눈의 돼지 신부'라는 별명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셨던 신부님의 그윽한 미소가 벌써 그립다"면서 "아프고 고통 받고 가난한 사람의 편에 늘 함께 하셨던 신부님의 사랑과 나눔은 오래도록 우리 도민의 가슴에 온기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대림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도 "척박한 한라산 중턱 산간을 경작하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전파하는 등 제주의 가난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분야에서 노력하셨고, 제주에 정착해 한평생을 도민들을 위해 살다가신 진정한 성인(聖人)이시다"면서 "신부에 대한 여러 애칭은 당신의 제주에서의 발자국 만큼이나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육신은 제주를 떠났지만 신부님의 제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봄비 만큼이나 제주인의 마음을 영원히 적실 것"이라며 "신부님의 뜻을 기리며 따뜻한 경제, 풍요로운 제주, 포용하고 함께하는 복지제주를 건설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충홍 제주도의회 의장은 "절망의 땅을 희망의 땅으로 바꿔놓은 제주발전사의 산 증인이시자, 이 시대의 진정한 살아있는 성자이셨던 맥그린치 신부님이 선종(善終)하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면서 "영면을 두 손 모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의회는 맥그린치 신부님의 삶과 철학을 우리 제주가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한걸음 더 발전시키는 소중한 밑거름으로 삼겠다"면서 "하늘나라에서도 제주와 함께 달라"고 전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추도사를 통해 "누군가 제주도민들에게 '기적의 순간이 언제입니까'라고 물으면, '맥그린치 신부님을 만나고 함께 살아온 순간, 순간이 기적이었다'라고 말할 것"이라며 "4.3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둠과 아픔의 시간이 계속될 때, 도민들은 '기적'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을때, 이름도 모르는 제주 땅에 신부님은 기적의 발걸음을 해주셨고, 희망의 손을 내밀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신부님은 선종하셨지만, 맑은 영혼은 늘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교실에서부터 맥그린치 신부님의 삶과 철학을 충실히 전하겠다"면서 "온 생애로 보여주셨던 인간의 존엄성, 평화의 가치,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진심을 제주 공동체의 살아있는 가치로 뿌리내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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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신자들이 한림성당에 마련된 맥그린치 신부의 빈소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천주교 제주교구는 한림성당에 고인의 빈소를 마련하고, 오는 27일 오전 10시 한림읍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장례미사를 봉헌한다.

또 장례미사 전까지 한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시간 마다 림성당에서 제주도내 각 성당별로 맥그린치 신부의 안식을 기원하는 미사와 연도를 진행한다.

한편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이자 아일랜드 출신인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제주로 파견와 여러 분야에서 제주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는 1960년대 초반 제주지역 농업인들의 경제자립을 위해 성 이시돌목장을 설립해 아일랜드의 선진 축산업 기술을 도입했다.

또 제주 지역 최초로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가난한 주민들의 자립을 지원해 왔다.

특히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성 의시돌 의원과 요양원, 유치원, 노인대학을 설립하고, 지난 2002년에는 이시돌 의원을 호스피스 병원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사회교육연수원을 개설해 연간 1만2000여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올바른 가치관 교육, 성인들에게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회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4년에는 우리나라와 아일랜드 양국 정부로부터 각각 국민훈장 모란장과 대통령상(봉사 부문)을 받기도 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최근 건강이 악화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으나, 23일 선종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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