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과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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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70주년과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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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문희 / 제주시 종합민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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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문희 / 제주시 종합민원실
제주의 1970년대 결혼식은 동백나무와 꽃으로 시작을 알렸다.

요즘처럼 마땅한 예식장이 없던 시절!! 신랑집 올레길 첫 시선은 단연 동백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동백꽃과 형형색색이 색종이로 화환을 만들어 신랑집 입구에 걸어 놓았다. 예로부터 제주사람들은 동백꽃과 인연이 깊다.

필자는 20여년전 강요배 화백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지난 92년 4.3연작인“동백꽃지다”를 계기로 동백이 4.3의 꽃으로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제주4.3 70주년을 맞아 동백꽃을 가슴에 달자는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물론 인기 영화배우 정우성 등도 참가하고 있는 동백꽃 달기 전국화 릴레이 캠페인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필자도 지난 들불축제 행사에 동백꽃 가슴에 달아주는 행사에 참여하여 가슴에 달았다. 동백은 4월이면 꽃송이가 한꺼번에 툭 하고 지상으로 떨어진다.

고개를 떨구듯 잘려나가는 그 마지막은 마치 4.3당시 힘없이 쓰러져간 목숨을 연상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70년 전 조용한 제주의 섬은 격랑의 회오리에 휩싸였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민간인 학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열강들의 주도권 싸움으로 좌·우익이 극심한 대립은 힘 없는 민족을 질곡의 역사속으로 집어 넣었다. 해방되어 일본에서 돌아온 수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을 갈망하고 있었다. 다시는 이땅에 나라 잃은 서러움은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을 것처럼 기세가 당당했다. 그러나 시대는 민중을 외면했다.

미군정은 남한만이 5.10 단독선거를 실시하였다. 제주도는 투표수 과반수 미달로 무효처리 되었고 재선거 등 실시하려고 했지만 무산되어 남한에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북한에도 따로 정권이 수립되었다. 그 무시무시한 4.3의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제주민들은 얼마나 고통과 무서움을 홀로 감당해야 했을까?

4.3발생 70주년 되는 그 날!!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참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지난 70년 동안 맺힌 한이 풀리진 않겠지만, 지금도 구천에 떠도는 영혼들이나 유족들에게 확실한 위안은 될 것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4.3추모사에서“자랑스러운 역사든 부끄러운 역사든 역사는 그대로 밝히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뜻처럼 국가 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변문희 / 제주시 종합민원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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