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휴유장애 생존자에 대한 행정지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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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휴유장애 생존자에 대한 행정지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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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승학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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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학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교육위원장. ⓒ헤드라인제주
2년 전 4.3의 고통을 겪으신 한 어르신을 만났다. 이분은 시청각장애가 있고, 이가 거의 빠진 모습이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내가 몇 년간 몸져 누워있어 식사준비와 병간호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동사무소 복지팀과 연결하여 가정방문 후, 차상위계층 지원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어르신은 얼마전 사망하고, 아내는 요양원으로 갔다고 한다. 이처럼 4.3유족들과 휴유장애 생존자들이 고통속에 살다가 한두 분 이 세상을 등지고 있다.

국가가 가해의 책임을 미루는 사이 4.3피해자들은 억울함과 고통 속에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4.3 당시 10살이었던 어린이는 지금 80대 노인이 되었다.

이분들은 행정당국에서 적극적으로 찾아 안내해 주지 않으면, 복지혜택도 4.3희생자, 휴유장애자 신고도 할 수가 없다. 더구나 4.3 트라우마와 피해의식 속에 아직도 신고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분들이 있다. 얼마 전 80대 유족을 찾아 상담하던 중 휴유장애가 있음을 알고 신고절차를 알려 주었다.

그러나 건강상 대학병원에 갈 수 없어 진료초차 받기 어려운 형편이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분들을 위해 진료까지 동행하는 행정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4.3생존휴유장애 어르신은 81명이고, 미인정 휴유장애자도 70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북촌리에 사는 어느 분은 4.3 당시 총알을 맞았다. 이 상황을 목격한 수십 명이 증인이 있고, 제주의료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지만 이전과정에서 진료기록이 사라져 생존희생자 인정을 못 받고 있다고 한다.

4.3으로 휴유장애를 당했지만 실제는 신고자의 50%정도 인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절차적 이유로 휴유장애 인정을 못 받는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미인정휴유장애인에 대한 재심의가 필요하다.

올해 다시 시작된 시작된 4.3희생자 휴유장애를 신청받기 위해서는 대학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80대의 연로한 분들을 위해서 가까운 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 진단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한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3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진료 서비스도 필요하다.

또한 전반기 4.3희생자로 신고 된 분들에 대한 신속한 심사와 인정절차를 진행하여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오승학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교육위원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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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2018-03-19 22:18:48 | 58.***.***.131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시는 오승학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