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들, 출향해녀 만나러 뭍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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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들, 출향해녀 만나러 뭍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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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충희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문화유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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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충희 제주자치도 해녀문화유산과장 ⓒ헤드라인제주
제주자치도에서는 지난 8 ~10일까지 2박 3일간 일정으로 (사)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 임원 열두분을 모시고 출향해녀들을 만나기 위해 부산·경남권 일원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로 해녀공동체 및 정체성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는 시점에 맞춰, 강인한 제주해녀 기상으로 고향발전은 물론 현지에서 뚜렷한 삶의 궤적을 일궈냈던 출향해녀들과의 본격적 교류 물꼬를 트기 위한 자리였다.

첫째날은 부산도민회를 방문 도민회 임원단 및 출향해녀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재외도민들의 삶의 애환과 역사가 베어있는 영도지역과 자갈치시장 등을 방문하였고, 둘째날에는 거제지역 출향해녀들과 서부경남도민회 관계자에게 따뜻한 고향소식을 전하는 한편 뜻깊은 교우의 시간을 함께 했으며, 마지막날은 통영제주나잠부녀회관을 방문하여 생업현장에서 느끼는 해녀 관련 시책들에 대한 정보 교환과 함께 상호 교류방안에 대해서도 의견들을 나누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머나먼 타향에도 제주사람들이, 제주를 그리워하고, 제주다움을 지키며, 제주해녀로서 꿋꿋이 살아가는 출향해녀들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고, 인간의 내면에 상존하는 고향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되었다.

또한 강인한 제주여성상을 일궈왔던 출향해녀들이지만 열악한 작업환경, 부족한 복지시책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할 땐 〃제도적 한계″를 말할 수밖에 없는 세 치 혀가 부끄러웠고, 해녀공동체 삶의 흔적도 고령화로 인하여 10 ∼ 20년내에 거의 사라질 수 있다는 안타까움은 방문기간 내내 마음을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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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일상으로 돌아와 그 날 만났던 어르신들의 모습과 말씀들을 되새겨 보며 작은 사업부터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당장 내년에 '출향해녀 발자취 기록화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제주해녀들의 바깥물질 배경, 현지 삶, 고향사랑 실천사례 등을 차근차근 조사 기록화하여 제주출신이라는 자긍심을 높여 나가고 그분들의 정신문화가 자손들에게 계승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해당 지자체와도 협업을 통하여 전국단위의 해녀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제주해녀문화가 제주자치도 차원을 뛰어넘는 대한민국의 보배로 인식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제주해녀문화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제는 이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하여 노력할 때이다.

부산 어느 고령 해녀분께서 "예전에는 지역에서 해녀라고 하면 우습게 보았는데, 작년 유네스코 등재 이후 해녀를 무시하지 않고 우러러 보아 제주출신 해녀라서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울먹이며 하셨던 말씀, 공직자로서 내 존재 의미임을 되새기게 하는 아련한 아침이다. <홍충희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문화유산과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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