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본계획 용역 강행하면 그때는 전면투쟁"
약간의 물과 소금만으로 버티며 21일째 천막에서 단식농성을 전개하고 있는 그는 기력이 상당히 쇠해진 상태로, 주변의 만류에도 목숨을 건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 제2공항이 흘러가는 상황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당시와 비슷하다"면서 "강정마을은 일부 주민들의 박수로 유치됐고, 일방적이고 잘못된 절차에 따라 지어졌는데 지금 성산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2공항 건설의 근거가 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이 부실 투성이인데 어느 주민이 이를 받아들여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떠날 수 있겠나"라며 "대책위에는 제2공항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모두 있지만, 원하는 것은 하나다. 바로 사전 타당성 용역의 부실 의혹을 없애고, 제대로 된 용역을 통해 제2공항 건설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2공항을 찬성하는 주민조차 납득할 수 없는 근거로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하는데, 이에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대로 (절차가 계속)진행된다면 물리적인 저항에 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금요일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반대위 등과 면담을 한 것을 비롯해, 오영훈 국회의원, 문대림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등이 잇따라 반대위를 찾아 의견을 수렴했다"며 "당정청이 대책위의 입장을 잘 반영해 준다면 지금까지의 대립이 끝나고 대화가 가능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국토부가 31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시행을 발표한다고 한다"면서 "이게 발표된다면 그때는 끝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기본계획 수립 용역 강행여부가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임을 사실상 경고한 것이다.
지난 22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아직 기운이 남아 있구나'라는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기운이 남아 있구나' 발언 자체는 해석의 여지가 있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정말 저희를 화나게 한 것은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 와서 예전에도 문제가 됐던 '협의라는게 거부권을 주는 건 아니'라거나 '주민의견을 수렴하라는 것은 제2공항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발언을 또 다시 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부위원장은 "원 지사는 애초에 주민들과 협의할 생각 조차 없다"며 "(반대)주민들과 대화를 하려는 노력도 없이 그냥 주민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고 예단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 부위원장은 "잘못된 절차에 따른 제2공항 건설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실 용역 검증과 제2공항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때 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의 단식농성 시작과 함께 진행된 천막농성에는 강원보 제2공항 반대위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반대위 관계자들이 함께하며 제2공항 전면 재검토 요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반대위 농성천막을 찾아 김 부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