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 통합관리, 혼디거념 시스템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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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 통합관리, 혼디거념 시스템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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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디거념팀이 뛴다] (2) '혼디거념 프로젝트'란
위기학생 발생시 '4단계' 매뉴얼 체계적 대응

교육부의 올해 1월 개최한 학생자살예방정책 추진상황 평가에서 전국 최고의 모범 사례로 제시된 제주도교육청의 '혼디거념 프로젝트'.

지난해 학생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가 '0명'(전국평균 1.8명)을 기록했는데,그 배경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바로 학생건강증진센터에 편재된 정신건강 전담팀인 '혼디거념팀'의 눈부신 활동이다.

'혼디 거념'은 함께라는 의미의 '혼디', 어떤 일에 관여하며 돌보다는 의미의 '거념'이 합쳐져서 '함께 돌봄'이란 의미로 통하는 제주어이다.

제주도교육청은 2015년 학생건강증진센터를 별도 설치하면서 청소년정신건강 전문의 2명을 비롯해 임상심리전문가, 학생상담사, 교육청 해당부서 과장, 팀장, 장학사, 주무관 등을 하나의 팀으로 편재해 이를 '혼디거념팀'으로 명명했다.

정서행동 문제를 지닌 다양한 형태의 위기학생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짜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 혼디거념팀은 학습부진, 정서행동, 학업중단, 자살예방, 중독 등 위기학생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전담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생상담사 심리정서 지원 △문제행동 원인에 대한 전문적이고 객관적 검사 및 평가를 주 내용으로 한 '임상심리전문가 심리검사 지원' △학습부진 아동 개입 프로그램 운영 △자살예방 및 응급 심리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교육부가 제주도교육청의 혼디거념 프로젝트를 수범사례로 높이 평가한 것은 기존 Wee센터의 역할 차원이 아니라, 매우 체계적인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교육청 차원의 위기대응은 '준비단계-주의단계-경계단계-심각단계' 4단계 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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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작년 5월 전후해 제주도에서는 한 달 사이 자살을 시도하는 학생이 연이어 3명이 발생했다.

그러자 교육청은 곧바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두번째 단계 '주의 단계'를 발표했다.'자살 예방 주의보'가 발령되자 혼디거념팀의 전문의는 바로 학교로 달려가 자살 시도 학생을 만나 상담을 하고, 학부모와도 만나 집에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학교에 24시간 특별상담실을 설치해 친구들과 담임교사와도 만나면서 릴레이 상담을 이어나갔다.

자살시도가 발생한 학교에 위기개입 대응 지원, 학교관계자와 대응방안 협의, 심리검사, 정서불안 학생 상담은 매우 신속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이와 동시에 교육청은 제주도내 초.중.고 교장들에게 일제히 주의사항을 알렸다.

제주도교육청이 발간한 '2016년 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혼디거념팀 학생상담사는 △상담 159명 △심층평가 304명 △담임교사 면담 96명 등 총 559명을 지원했다. 임상심리전문가는 △종합심리검사 73명 △학습부진검사 34명 △교육 및 자문 15회 등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에도 혼디거념팀을 구성하도록 했다. 교감, 생활지도, 상담, 복지, 담임 등으로 혼디거념팀을 구성해 위기학생이 발생하면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학생 위기상황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입방법을 논의하는 형태의 시스템이다.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도교육청 혼디거념팀에 요청해 공동으로 혼디거념 사례회의를 한다.

자살시도와 같은 응급상황에서는 바로 도교육청 혼디거념팀이 개입한다. 교육지원청에도 Wee센터를 혼디거념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자살예방정책 우수기관 선정은 바로 이러한 체계적인 위기대응 및 적극적 예방활동을 편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 오경석 장학사. ⓒ헤드라인제주
학생건강증진센터의 오경석 장학사는 혼디거념팀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학생에 대한 '통합적 지원' 때문이라고 했다.

예를들어 한 아이의 경우 학습부진이 있고, 학교폭력과도 관련되고 가출 등으로 학업중단, 중독, 우울증 등 복잡한 원인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이를 각각의 내용에 해당하는 부서별로 각자 운영하다 보면 학생은 한명인데 지원 및 상담은 여러 부서에서 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즉, 학교폭력 부서 따로, 학습부진 관련 부서 따로, 중독 과련 부서 따로, 가출 관련 부서 따로 해당 학생을 만나 위기관리를 하다보면 오히려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고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 장학사는 "혼디거념팀은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유형의 아이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로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혼디거념팀은 교육청 차원에서 지원의 사각지대를 찾아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교육정책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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