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에 서 있는 소녀상 가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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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에 서 있는 소녀상 가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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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이야기] 수요일 퍼포먼스 '소녀상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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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사진=방은미>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열린다.

같은 날 서귀포시 강정마을에는 오전 11시 거리미사와 낮 12시 인간띠잇기 시간에 소녀상 가면을 쓰고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 

평화활동가 최성희 씨가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에 항의하는 의미로 한시적으로 제안하고 시작한 수요일 퍼포먼스가 1년을 훌쩍 넘어 지금도 매주 진행하고 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뜻을 함께하는 다른 이들이 따로 또 같이 소녀상 가면을 쓰고 피켓팅을 하거나 침묵으로 자리를 지킨다. 매주 수요일 최성희 씨는 글을 올린다. 

"오늘도 군사주의와 전쟁범죄로 희생당한 여성들에 대한 정의 회복과 뭇 생명을 침해, 파괴하는 전쟁 종식을 위한 소녀상 퍼포먼스를 합니다."

지난 12월 말부터 매주 수요일 소녀상 퍼포먼스를 함께 하는 10대 대안학교 학생 '멍멍이'를 만났다. 멍멍이는 평화활동가이자 기록노동자 멸치의 딸이다. 1년 전 강정으로 이주해 온 엄마를 따라 강정에 종종 다녀갔고 현재 겨울 방학동안 강정에 머물고 있다. 

처음에는 엄마가 살고 있고 엄마가 매일 인간띠에 가니까 함께 따라나서곤 했는데 지금은 능동적으로 다양한 활동에 함께하고 있다. 멍멍이는 지난해 학교 여행으로 베트남에 다녀왔다. 공부 주제는 '전쟁과 여성'이었다. 

전쟁 학살 피해자들을 만나고 '위안부' 이야기를 들으면서 힘들고 부담스러웠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 전쟁과 평화, 전쟁과 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또 생각하게 되었다. "힘든 이야기였지만 앞으로 꾸준한 관심 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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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사진=방은미>
강정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소녀상 가면을 쓰고 피켓을 들고 있을 때 가끔 지나는 올레꾼이 멈춰 서서 보고 가면 거기에 고마움을 느낀다. 

곧 방학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가면 친구들과 매주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에 참여할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방문 계획도 세웠다. 

멍멍이는 오늘도 아침 7시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생명평화 백배기도를 드리고, 소녀상 퍼포먼스를 하며 전쟁과 평화에 대한 고민을 일상에서 행동으로 풀어가고 있는 듯하다. <글/영인, 사진/ 방은미>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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